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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워킹홀리데이 그리고 그 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스웨덴에 온 지 이제 거의 8년이 다 되어간다. 손가락을 꼽으며 년도를 세는데 다섯이 넘어도 계속해서 굽히는 손가락을 보자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들었다. 8년이라니. 무엇을 했길래 8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흘렀을까. 이상하게도 나는 스웨덴에 거주하기 시작한 이후로 항상 5년째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스웨덴에 오기 전 내가 예상했던 적응 기간은 5년이었고 그 당시에는 5년이라는 기간이 낯선 외국에서 정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꾸리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5년이 지나고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5년이나 넘게 이곳에서 잘 버티며 살아 왔다고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다가도 이따금씩 ‘그때 이런 선택을 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스웨덴에 온 지 이제 거의 8년이 다 되어간다.
손가락을 꼽으며 년도를 세는데 다섯이 넘어도 계속해서 굽히는 손가락을 보자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들었다. 8년이라니. 무엇을 했길래 8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흘렀을까.
이상하게도 나는 스웨덴에 거주하기 시작한 이후로 항상 5년째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스웨덴에 오기 전 내가 예상했던 적응 기간은 5년이었고 그 당시에는 5년이라는 기간이 낯선 외국에서 정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꾸리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5년이 지나고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5년이나 넘게 이곳에서 잘 버티며 살아 왔다고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다가도 이따금씩 ‘그때 이런 선택을 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때 그 기회를 잡았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와 같은 의미 없는 상상을 할 때가 있는데 웃긴 건 아무리 그런 상상을 해 봐도 결국 ‘그 어떤 다른 삶’에 대한 그림을 전혀 그려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내게 묻는다. 스웨덴에서의 삶이 만족스러운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곳에서 살 것인지. 그러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지금 이 순간은 “그렇다.”라고. 그러나 몇 분 후 또는 몇 일 후 아니면 몇 년 후에 다시 묻는다면 그 대답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고.
우스갯소리로 지금까지 내가 낸 세금과 모아둔 연금을 생각하면 이곳을 쉽게 떠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는데 솔직히 이 대답은 완전 농담도 진담도 아닌 반반이다. 스웨덴에서의 생활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지금 나는 아직도 이곳에 있다.

2013년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시작으로 2021년 지금까지 스웨덴에서 살아온 시간을 이렇게 글로 남기게 되어 기쁘다. 미리 당부하건데 이 책은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으로 꽉 채워져 있기 때문에 독자분들이 이 책을 통해 스웨덴을 오롯이 나의 시각으로만 해석된 모습으로 이해하고 기억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든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해 주기를 바라며.

2021.8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2013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스웨덴에 와서 2021년 현재까지 스웨덴에 머물고 있다.
에세이 <안녕, 스웨덴>, 스웨덴어 학습서 <나도 스웨덴어 배울래> 시리즈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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